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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렌델 빌라 사람들 아렌델 빌라는 평범하게 조용하고 시끄러운 사람들이 사는 작은 빌라다. 세워진지 좀 오래 된 편이라 아파트 단지들과는 조금 떨어진 곳에 혼자 오도카니 서 있는 그 빌라는 아는 사람들만 알고 찾는 사람들만 찾는 그런 곳이었다. 한적한 곳에 위치해 지나가는 사람도 별로 없어서 주변에서 흔하게 들려올 법한 자동차 굴러가는 소리도 듣기 힘들었다. 조용해서 좋기도 했지만 다르게 말하자면 지루한 곳이었다. 사실 모 영화에 나왔던 가상의 국가와 이름이 같아서 흉내낸 게 아니냐는 소릴 몇 번 들은 적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빌라 거주자들은 하나같이 그 영화가 나오기도 전에 세워진 낡은 빌라라고 합의라도 한 것처럼 똑같은 대답을 돌려주었다. 무엇보다 영화처럼 스펙타클한 사건은 커녕 사건의 사도 찾아보기 힘든 장소였다. 방.. 더보기
힐타샤 임무수행 "시계가 낡았네." 힐은 아까 전부터 자신의 뒤에서 화면을 슬쩍 넘겨다보며 어슬렁거리는 로마노프가 신경이 쓰였다. 소매 안으로 들어가 있는 시계는 언제 또 본 건지. 다들 임무를 준비하느라 바쁜 와중인데도 로마노프만은 그 흐름에서 빠져나와 있는 것 같았다. 원래부터 여유로워 보이는 사람인 건 알았지만 임무 시작 직전인데도 이렇게 여유로울 줄은 몰랐다. 사실 그녀와 이렇게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이 그렇게 싫은 건 아니었지만 우선시해야 할 것은 임무였다. "로마노프 요원, 곧 임무 시작이라고 들었습니다. 여기 있어도 괜찮은 건가요." "어머 그래? 그럼 그만 가야지." 그녀가 힐의 어깨를 두어 번 털어주고는 상황실을 나섰다. 힐은 그녀가 나간 문을 힐끗 보고는 모니터로 시선을 돌렸다. 오래된 시계에 괜히 손이.. 더보기
생축~! 차돌님 생일일 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쓰기 시작해가지곸ㅋㅋㅋㅋㅋ갈수록 아..카엠 쓰는 건 안되나보다 싶어서 걍..걍 쓴것만..ㅠ 엠마는 현재 상황을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카야가 왜 자신의 방에 들어와 있으며 왜 따지듯이 말하고 있는걸까? 카야가 이렇게 자신을 먼저 찾아오는 일은 정말 드물었다. 대부분은 엠마 자신이 그녀의 집에 찾아갔었는데. 심지어 기숙학교에 들어온 이후로는 한 번도 찾아온 일이 없었다. 그녀는 새로운 학교 생활을 만끽하느라 바쁜 것 같았다. 카야는 방의 불도 켜지 않은 채 1층 침대에 걸터앉아 있었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희미한 가로등 불빛이 어둑어둑한 방 안의 형태라도 볼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기분탓인지 평소와는 다른 이상한 분위기가 방에 감도는 것 같았다. 불을 꺼놓은 탓일까.. 더보기
작은 시끌벅적한 술집 안은 담배 연기와 술 냄새로 가득했다. 이 오래된 술집은 세월이 지나도 뭔가를 새로 놓거나 오래된 것들을 치울 기미라고는 보이지도 않았다. 가게 구석에 놓인 낡은 피아노는 이 건물이 세워지면서 들여놓았다고 했는데 연주는커녕 몇 년 째 뚜껑이 열리는 일도 없었고 벽에 걸린 오래된 야수의 초상화는 벨이 열심히 관리하기는 했지만 점점 종이가 낡아가는 것이 눈에 보였다. 삐걱거리는 나무판자들 아래로는 제 역할을 다 하고 있지만 불안불안해 보이는 배관들이 자신들을 잊지 말라며 고개를 슬쩍 내밀고 있었다. 이 모든 것들을 그냥 두는 건 딱히 그러지 않아도 단골들이 알아서 이 술집을 찾아오기 때문이리라. 그건 지금 이 술집에 앉아 있는 엘사와 안나에게는 아무래도 좋은 일이었지만. 오늘도 언니 둘은 아.. 더보기
일상 프로즌 일상 안나는 침대에 누운 채 창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늘이 깨어나 있다. 안나는 그런 하늘을 볼 때면 엘사의 방으로 달려가고 싶은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 차곤 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안나는 그걸 실천으로 옮겼다. 오늘도 예외는 없었고, 덕분에 엘사는 다 큰 안나가 자신의 몸 위로 눕는 충격을 견뎌내야 했다.“언니!”엘사는 어렸을 적에 그랬던 것처럼 안나를 침대 밖으로 밀어내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자신의 위에서 내려오도록 몸을 굴렸다.“안나… 가서 자. 안 졸리니?”피곤함이 잔뜩 묻은 목소리로 웅얼거렸는데도 안나는 알아들은 모양이었다.“하늘이 깨어났는걸! 이런 날엔 금방 잠들 수 없단 말이야.”안나는 쾌활하게 웃으며 등을 돌린 엘사를 팔과 다리로 껴안았다. 안나 덕에 잠이 깬 엘사는 자신의 .. 더보기
AA 안나안나..인 것인가?? 안나가 기억하는 마지막 장면은 한스와 그녀의 언니 엘사, 그리고 그가 휘두르는 검을 막으려 내미는 자신의 손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완전히 다르면서도 익숙한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들뜬 모습의 아렌델 사람들과 항구로 들어오는 수많은 배들, 그리고 열린 성문. 뭐지? 분명 자신은 몸 속에서부터 흘러나오는 냉기에 떨며 죽어가고 있었다. 지금은… 그때보다는 나아진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이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가 없었다. 내가 꿈을 꿨나? 하지만 머리칼은 그때처럼 하얗게 센 상태였다. 그렇게 영문을 알 수 없는 상황을 이해해 보려 머리를 굴리는데, 낯설면서도 항상 들어왔던 것 같은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나다. .. 더보기
비행 엘사는 자신의 일을 무척 좋아했다. 비행기를 점검하고 수리해서 안전한 비행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만큼 가슴 뿌듯한 일은 없은 없다고 생각해왔다. 자신이 직접 비행기를 조종하는 건 어려운 일이었지만 멋진 비행에 있어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기 때문에 이 일을 선택했다.지금 이 순간만큼은 고객을 잘 선택하는 일이 제일 중요한 것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며칠 전 자신의 공방을 찾아온 손님은 주황빛이 도는 붉은 머리에 얼굴에 귀여운 주근깨가 돋보이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막 비행을 끝내고 온 참인지 머리에 두른 고글을 아래로 잡아내려 목에 걸치고는 꾀죄죄한 몰골을 한 채 작업실 안으로 들어왔다. 낡은 가죽자켓은 흙투성이였다. 그녀는 한창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엘사의 시선을 저절로 잡아끌었다. 손에 공.. 더보기
능력자물 ep 엘사는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눈을 떴다. 칙칙한 빛깔의 나무문을 열고 들어온 이는 램프를 들고 있는 라푼젤이었다. 그녀는 훈련을 마치고 쉬고 있는 자신을 방해하기가 미안했는지 조심스레 엘사의 이름을 불렀다. “저기, 엘사. 안나가 돌아왔어. 네가 알고 싶어할 것 같아서…” 그 소리에 침대에서 벌떡 일어난 엘사는 라푼젤에게 고맙다 인사를 건네고는 방을 나왔다. 촛불로 따뜻하게 밝혀져 있는 복도는 사람 한 명 없이 휑했다. 빛이 약해 앞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이 집에 익숙해진 그녀는 성큼성큼 걸어 복도 끝 계단을 내려갔다. 1층으로 내려가자 마자 보이는 거실 소파에 누군가 앉아 있었다. 주황빛 도는 갈색 머리를 본 엘사는 지체하지 않고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소리를 죽이지 않은 발소리 탓에 앉아있는 소녀도 .. 더보기